2007년, 위성사진으로 우연히 발견, 식구들과 나들이겸 처음 갔을 때, 한 분이 홀로 연신 배스를 걸어내고 있었다. (산 꼭대기 저수지라 배스가 있으리라고는 생각 못했다)
연결구멍 없는 조그만 바늘(감섬동 7~9호쯤?)을 잡고 순식간에 라인을 돌려 감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초절정 고수라고 생각되는 그 분. 이런저런 얘기하다 보니 바로 뒤 원자력연구소 수석 박사님이다. 나보고 여길 어떻게 알고 왔냐고, 신기하다는 듯 묻는다. (내가 볼땐 박사님이 신기하구만...)
그 분은 직장이 가까워 자주 오신단다. 이날은 귀한 손님이 온다하여 대접하기 위해 매운탕꺼리 잡으러 잠깐 온것이라하신다.
그후 마마님과 바람쐬러 가끔 간다.
바닥이 보일 정도로 물이 맑고 주변 경치도 빼어나다.
지난 3월 말, 나무에 잎이 돋아날 무렵
물이 찬데도 첫타에 와끼리그로 바로 한마리 걸었다.
도데체 어떻게 깊은 산 저수지까지 배스가 들어왔을까. 자연적 유입은 불가능한 곳이니 누군가 여기까지 산 놈을 가져와 풀었을 것이다. ...
면담 중.
4월 잎이 풍성해졌다.
올해 처음보는 표지판. 유성구청에서 새로 했나보다.
저수지에 이런 표지판이 생기는 이유. 낚시꾼들이 버리는 쓰레기때문이다.
90년대. 거제도의 소류지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처녀지 원정 낚시꾼들도 급증했다. 쓰레기, 농지파손, 마을 침해 등 주민과의 마찰도 폭발했다. 금지 푯말, 바리케이트 등이 무색했다. 참다 못한 주민들이 매년 농사가 끝나면 저수지 물을 몽땅 빼버리고 붕어, 잉어를 잡아 들였다.
평소에는 다니는 차도 없는데 이날은 뭔 차들이 양방으로 많은지.
다들 꽃 구경 하느라 그런지 느릿느릿 기차놀이 하더이다.
경험상 시속 80km가 음악 템포와 잘 어울리던데...쩝~
이날은 싸요표 캠이 뭔가 설정이 안맞나 화질이 영 아니올세.
등장 차량 번호판 모자이크 처리 걱정은 덜었군. ㅋ
자작 로드뷰 1호여서 그런지 미흡한 부분이 아주 많음.
이 길에는 추억이 많다.
1993.
처음 이 길을 갔을 때는 방아실부터 회남까지 비포장이었다.
대전역 앞에서 버스타고 가던 길.
하루 열 대도 안다니던 버스.(엔진이 운전석 옆에 있던 옛날 버~스)
지도보고 물어물어 찾아갔던 길.
버스도 타고,
버스 놓쳐 걷기도 하고...가다보면 한 여름에도 얼음바람이 나오는 숲도 있다.
가다 히치하이킹도 여러번...
자전거로 시원한(그리고 다소 지루한) 라이딩도 하고,
친구와 오도바이 타고 달려보기도 하고,
#추억 1#
94년 어느 무더운 여름날.
친구와 오도바이타고 회남으로 붕어 잡으러 가다가
비포장도로에서 고마 바퀴가 터져버렸네.
그 쉬었던 언덕길이 오도바이를 끌고 가려니 왜 이리도 길고 가파른지.,,
지나가는 차도 없고, 마을도 없고, 마실 물도 없고..
구불구불 산속 길을 가도가도 보이는 건 푸른 대청호와 깊은 산.
그러기를 1시간?
더위에 지친 친구가 오도바이 포기 상태...버리고 가자는 걸.
무슨소리냐, 버텨보자. 오기로 끌고 또 끌고,
그러다 저 멀리서 오는 1톤 트럭.
손을 드니, 친절히 세워주고, 오토바이 실어서 빵구집 있는 동네까지 데려주신다고.
오토바이와 함께 적제함에 타고 가면서.
친구와 얼굴 마주치니 마냥 웃음이 마구 나와 서로 한참을 하하 웃었던 기억.
결국 회남면의 자전거포에서 야매로 때우고 오는 길에.
여기까지 왔다가 그냥갈소냐며 1시간정도 낚시대를 드리우고 왔다.
#추억 2#
회남대교를 건너자마자 호수가에 솔밭이 있다.(있었다...이번에 가서 보니 다 밀어버렸더군...그 넒고 좋은 곳을)
곧고 울창한 소나무와, 정원처럼 깨끗하면서도 드 넓은 소나무 숲이 참으로 끝내주는 곳이었다.
그리고 솔밭 끝 물가에는 작은 컨테이너에 기거(고정거주)하며 매점을 운영하는 노부부가 계셨다.
그분들껜 세상과 단절된 것이나 다름없는 그곳이 집이었다.
그곳은 일명 솔밭 포인트로 앞에 향어 가두리도 있고 물에 잠긴 집도 있고 등등...낚시인들이 많이 찾던 곳이었다.
93년 당시 계란 푼 라면이 1500원, 시외전화 1000원...등
97년 그 곳을 찾았을 때 할머니가 여전히 계셨고, 반갑게 맞이하며 라면을 끓여 주셨다.
라면 값도 여전히 1500원이었고, 정말 맛있게 먹었다.
알고보니 그 몇 년 사이 그곳은 이미 토종붕어 감소 등 환경의 변화로 낚시인들이 더이상 찾이 않는 곳이 되어있었지만 그 분들은 여전히 그곳에 살고 있었던 것.
그리고 몇해 지나지 않아 노부부가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후 솔밭 입구에는 굵은 쇠사슬이 걸렸고, 방문자를 내치는 곳이 됐다.
지난해 여름 보트를 타고 그곳을 지날때에도 솔밭엔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외부인을 경계하듯 박한 눈길이 쏟아졌다.
근데 그때에도 울창했던 솔밭이 올해는 사라지고 허허벌판이 돼버렸네.
실망도 하고 허무도 하더라.
대청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던 추억의 솔밭이 사라졌다.
어군탐지기.
말 그대로 물고기를 찾아내는 장비.
휴대용 어탐기는 낚시인이라면 한번쯤은 가져보고 싶은 물건이다.
어탐기의 기원은 제1차 세계대전.
독일의 U보트 공격에 막대한 물자를 수장시키며 속을 태우던 영국은 잠수함 탐지 장비 개발에 착수, 불완전 하지만 최초의 소나인 아즈딕을 개발한다.
(U보트, 말이 잠수함이지 2차대전이 끝날때까지 기술력으로는 평시에는 주로 수상항해를 하다가 작전시에만 잠시 잠수하는 제한적인 잠수능력을 갖고 있었다.)
원리는 간단하다.
물의 밀도가 공기의 1000배인 점을 이용, 물속 음파의 도달 시간과 형태 등을 분석해 적의 방위와 심도, 크기 등을 가늠하는 것이다.
소나의 종류는 수동형과 능동형으로 나뉜다.
수동형(패시브소나)은 물속에서 발생하는 각종 음파를 수집해 분석해 결과물을 도출한다.(적이 모르게 음파를 수집한다)
능동형(액티브소나 또는 공격소나)은 직접 음파를 쏜 후 반사되어 오는 파동을 분석한다.(나의 위치도 노출된다. 그러나 정확하다)
지금까지는 어군탐지기 원리 설명을 위한 부연, 좀 길다 싶다.
어군탐지기의 원리는 능동형소나와 같다.
휴대용 어탐기의 구성품은 음파를 쏘고 읽는 소나와 화면이 있는 본체로 구성된다.
종류도 가격도 크기도 천차만별이다.
5만 원 대에서 300만 원이 넘는 것까지.
수온, 수심, 위치 등 기본 정보에서 컬러 입체 영상 출력까지.
나 역시 어탐기에 대한 환상이 있었고 결국 최저가형으로 하나 장만했다.
(저가형이라 수온과 수심과 물고기 위치만 나온다)
결과는 만족스러웠을까?
아니다.
6만 원 내다버렸다.
처음 어탐기 가지고 물 속을 열심히 찍으면서 다녔다.
찍는 족족 물고기는 어디에든 있었다.
생각해보건데 드넓은 바다가 아닌 이상 저수지의 물속 어디를 비춰도 물고기가 있는 것이 정상이다.
어탐기는 물고기를 찾기 보다는 안보이는 수중 지형을 보기 위한 용도가 더 맞는 것 같다.
물고기들이 있다고 나에게 잡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군가 어탐기에 관해서 게시판에 남긴 글이 생각난다.
어탐기에는 물고기 많은데 꽝치면 더 열 받는다고...없으니만 못하다고...
손목시계형이다.
가격은 15만 원. 특징은 무선 소나라는 점. 아주 수온과 수심, 위치 등 기본적인 정보만 나온다.
소나 분실사례가 많다.
이것은 가장 일반화된 모양과 성능을 갖는 휴대용 어탐기.
20만 원 대에서 100만 원 이상까지 다양하다. 물속 지형과 고기 사이즈별 구분이 가능하다.
이것은 휴대폰 또는 네비게이션 화면을 이용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즉 소나만 사면 된다.
고가의 최첨단 제품도 있다.
입체적으로 반사되는 음파를 실제 화면으로 구성해 항공사진 보듯이 물속을 들여다 볼수있다.
사진 파일이 작아서 흐리지만 실제로는 건물위에서 밑을 보는 느낌이다.
200만 원이 넘는다.
보유한 조사님 중에 몇몇 분이 출조때마다 화면을 캡쳐해 물속 지형을 올려준다.
볼수록 신기하다.
서대전나들목서 논산방향, 규정속도로 30초만 달리면 방동저수지가 있다.
사이즈 8만여 평(264464m² 젠장~), 우리나라 저수지 가운데 제법 덩어리가 크다.
여기가 지난해 나의 주무대였다.
또한 조 모씨, 전 모씨, 김 모씨, 권 모씨 등 많은 사람들이 지난해 이 곳에서 딱지를 벗었다.
낚시꾼, 특히 루어꾼은 이곳을 '마의 방동'이라 부른다.
마가 꼈다는게지.
그만큼 잡기 어렵다는게지.
잡아도 싸이즈가 안습이라는게지.
실제 낚시인들 사이에는 방동에서 꽝쳐도 당연한 것으로 간주한다.
한 두 마리만 잡아도 '끗발', '대박', '성공', '프로' 등의 댓글이 난무한다.
평소 4짜네 5짜네 따지며 조기(제사상에 올리는 물고기)사이즈(대체로 20이하)는 아예 무시하던 꾼들도 여기서는 사이즈를 따지지 않는다.
나의 경험과 수 많은 전설에 따르면 방동의 배스는 사이즈가 작기로 유명하다.
30만 넘어도 대물이라고 인정받는다(다른 곳에선 40이 준수한 정도)
혹자는 방동의 원인모를 바이러스가 30 전후에서 성장을 멈추게 한다고도 한다.
어쨋든 그렇다.
그러나 실제 라이징 하는 놈들을 보면 사이즈가 어마어마한 것들도 흔하게 목격된다.
개인적으로는 방동에 6짜 이상도 다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올해 올려볼참이다)
나도 방동에서 다년간 삽질만 하다가 작년에 비로소 올리기 시작했다.
사이즈는 고만고만해도 마의 방동에서 꽤나 올렸다.
내가 방동을 자주 가는 건, 무엇보다 접근성이 좋기 때문.
퇴근하고 고고씽, 소영이랑 고고씽, 연락받고 고고씽, 문득~ 고고씽, 짬내서 고고씽,
내가 방동을 처음 찾은 건 1993년..(세월 자~알 간다)
그 때는 붕어 대낚 하던 때다.
지도에 물이 있길래 시내버스(하루에 10대도 안다닌다)타고 찾아갔다.
해가 갈수록 붕어가 안 나왔다.
그 많던 피래미도.
그러다 2002년 루어대와 릴, 지그헤드와 웜 한봉지를 샀다.
그렇게 시작했다.
지금도 초보지만 재미는 그때보다 좋아진것 같다.
특히 작년 초여름부터 세삼 재밌다.
올해도 날 풀리기만을 기다린다.
기다리는 것도 재밌다.
루어낚시는 인조 미끼를 진짜처럼 보이도록 움직여 물고기들이 물게끔 한다.
종류도 다양하다.
수 백 가지다.
벌레같은 것, 물고기 모양을 한 것, 딱딱한 것, 말랑한 것, 큰 것, 작은 것, 각기 다른 색들 등등.
모든 생명체가 생존 본능을 갖고 있듯 물고기들도 학습효과에 의해 먹거리를 분별한다.
루어낚시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스포츠 피싱을 자처하며 잡은 고기를 놔주기 때문에 이놈들의 학습효과는 더욱 크다.
때문에 요즘은 아예 외계 생명체같은 새로운 창조물이 쏟아져 나온다.
루어낚시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미꾸라지같은 생미끼를 사용하면 더 잘 잡힐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인도 그랬고, 같이 시작한 다른 사람들도 그랬다.
그러나 결과는 아니었다.
조황이 신통치 않았다.
수동적이라 재미도 없었다.
지난 여름 루어를 처음 시작했던 지인도 첫날 루어의 생생한 움직임을 직접 보더니 한 마디.
"진짜 보다 더 진짜 같다."
인터넷에 떠도는 동영상이다.
이런 웜 미끼를 한 봉(3000~5000원) 사면 10 마리 정도 들어있다.
너덜너덜 할때까지 쓰고 또 쓴다.
하드베이트는 상대적으로 비싼편이지만 인터넷 상에는 개당 천 원짜리도 많다.
물론 움직임에는 차이가 있다.
이건 상당히 비싸다.
이것만 있으면 물고기 다 잡을 것 같다.
아니다.
물고기도 먹고 싶을 때가 있고, 먹기 싫을 때가 있다.
지나치게 더울 때, 수온이 급변할 때, 산소가 부족할 때, 주변 환경이 변할 때, 낚시꾼 등 위협으로 스트레스 받을 때 등.
특히 지금처럼 추울 때는 거의 안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먹이가 눈앞에 있어도 입을 안벌린다.
이럴 때 사람들은 자극적인 소리나 움직임으로 물고기의 신경을 건드리고 화나게 끔 유도하는 미끼를 쓰기도 한다.
가짜가 진짜를 능가한다.
생 미꾸라지는 지가 움직이고 싶으면 움직이고 아니면 가만 있는다.
낚시꾼이 어찌 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진짜 가짜들은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데로 빠르게, 느리게 움직이며 물고기를 유혹한다.
미끼를 문다고 잡히는 것은 아니다.
동영상처럼 고기들은 입에 들어온 것이 먹이가 아님을 아는 순간 도로 뱉어 버린다.
날카로운 바늘이 9개나 달린 미끼도 무사히 뱉어버린다.
때문에 입질이 들어오면 챔질을 해서 바늘이 주둥이에 확실히 박히게 끔 한다.
물론 덥석 물어 저절루 걸리기도 하고, 아예 삼켜버리는 어종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다.
입에 걸렸다고 다 잡는 것은 아니다.
라인이 못 버티면 터져버리고, 바늘이 끊어지기도 하고, 낚시대가 부러지기도 하고, 물속의 장애물로 파고 들어가기도 한다.
몸을 공중으로 날리는 바늘털이도 하고, 라인의 장력이 느슨할 때 몸을 뒤집어 탈출하기도 한다.
인간 낚시인 보이스피싱 사기가 횡행하는 것도 진짜같기 때문이다.
터무니 없는 인간들이 당선되는 것도 가짜를 진짜처럼 꾸몄기 때문이다.
뱉어버릴 것 같으면 챔질을 해서 묶어두고, 바늘털이를 못하도록 함정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