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휴일.
매일 곁을 지나기만 했던 한밭수목원을 처음으로 방문.
차에서 잠들었던 큰애가 아기 유모차를 타겠다며 잠투정을 심하게 부려 티격태격.
아무리 달래도 안통한다.
전엔 안그랬는데 둘째가 태어난 후부터 그런다.
샘 내는 표현이라고 한다.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서인가.
작은애를 한팔에 안고, 한손엔 싸요 똑딱이를 들고...그렇게 한참을 걸었다.
가면서 달래도 보고 장난도 걸어보는데 도무지 심술이 풀리지 않는다.
기분이 상해 말 없이 앞서 걸었다.
그렇게 한동안 냉랭한 분위기.
뒤에서 엄마랑 화해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다시 앞서 걸으며 사진을 찍었다.
뒤에서 놀면서 따라오는 소리...나에게 말을 걸고 싶은 듯...모른 척 앞서 걸어봤다.
잠시 후 쪼로로 뛰어와서 내 손을 잡으며 '아 빠~'
ㅎㅎ.
세상을 다 가지는 듯한 느낌이다.
꽃들이 만발했다.
대밭도 있다.
이게 금잔디꽃인줄 이날 처음 알았다. 선운산 암자에서는 이름도 모르고 찍었네.
포커스 포인트를 지가 멋대로 정해버린다.
이놈의 싸요. 작은게 요고조고 기능은 나름 갖췄는데.
이놈의 통제불능 제멋대로 오토포커스.
아무리 반셔터로 땡겨도 소용이 없다.
이게 뭔지는 모르지만 그럴듯해서 찍어봄.
이것도.
꽃 들이 많은데 이름을 모른다.
앗 수목원 길가에도 성황당이 있네.
우리만의 수천년을 이어온 관습이자 정서인가보다.
성황당의 유래 가운데 하나는 삼한시대에 산길에서 마주치는 산짐승을 모면하기 위해 던지기 위한 돌을 모아둔 것이라는...얘기도 있는데. 믿거나 말거나다.
잎이 나고 있는 담쟁이.
매점에서 화해의 의미로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었다.
얼굴을 안보이시는 마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