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추억의 꽃길

풍경 2009. 4. 16. 01:25


지난주 토욜 방아실 다녀올때.
접는보트 동호회 모임이 있어 식구들과 나들이겸사 다녀오는 길.
세천-방아실-어부동-회남

평소에는 다니는 차도 없는데 이날은 뭔 차들이 양방으로 많은지.
다들 꽃 구경 하느라 그런지 느릿느릿 기차놀이 하더이다.
경험상 시속 80km가 음악 템포와 잘 어울리던데...쩝~

이날은 싸요표 캠이 뭔가 설정이 안맞나 화질이 영 아니올세.
등장 차량 번호판 모자이크 처리 걱정은 덜었군. ㅋ
자작 로드뷰 1호여서 그런지 미흡한 부분이 아주 많음.

이 길에는 추억이 많다.

1993.
처음 이 길을 갔을 때는 방아실부터 회남까지 비포장이었다.

대전역 앞에서 버스타고 가던 길.
하루 열 대도 안다니던 버스.(엔진이 운전석 옆에 있던 옛날 버~스)
지도보고 물어물어 찾아갔던 길.

버스도 타고,
버스 놓쳐 걷기도 하고...가다보면 한 여름에도 얼음바람이 나오는 숲도 있다.
가다 히치하이킹도 여러번...
자전거로 시원한(그리고 다소 지루한) 라이딩도 하고,
친구와 오도바이 타고 달려보기도 하고,

#추억 1#
94년 어느 무더운 여름날.
친구와 오도바이타고 회남으로 붕어 잡으러 가다가
비포장도로에서 고마 바퀴가 터져버렸네.
그 쉬었던 언덕길이 오도바이를 끌고 가려니 왜 이리도 길고 가파른지.,,
지나가는 차도 없고, 마을도 없고, 마실 물도 없고..
구불구불 산속 길을 가도가도 보이는 건 푸른 대청호와 깊은 산.
그러기를 1시간?
더위에 지친 친구가 오도바이 포기 상태...버리고 가자는 걸.
무슨소리냐, 버텨보자. 오기로 끌고 또 끌고,
그러다 저 멀리서 오는 1톤 트럭.
손을 드니, 친절히 세워주고, 오토바이 실어서 빵구집 있는 동네까지 데려주신다고.
오토바이와 함께 적제함에 타고 가면서.
친구와 얼굴 마주치니 마냥 웃음이 마구 나와 서로 한참을 하하 웃었던 기억.
결국 회남면의 자전거포에서 야매로 때우고 오는 길에.
여기까지 왔다가 그냥갈소냐며  1시간정도 낚시대를 드리우고 왔다.

#추억 2#
회남대교를 건너자마자 호수가에 솔밭이 있다.(있었다...이번에 가서 보니 다 밀어버렸더군...그 넒고 좋은 곳을)
곧고 울창한 소나무와, 정원처럼 깨끗하면서도 드 넓은 소나무 숲이 참으로 끝내주는 곳이었다.
그리고 솔밭 끝 물가에는 작은 컨테이너에 기거(고정거주)하며 매점을 운영하는 노부부가 계셨다.
그분들껜 세상과 단절된 것이나 다름없는 그곳이 집이었다.
그곳은 일명 솔밭 포인트로 앞에 향어 가두리도 있고 물에 잠긴 집도 있고 등등...낚시인들이 많이 찾던 곳이었다.
93년 당시 계란 푼 라면이 1500원, 시외전화 1000원...등
97년 그 곳을 찾았을 때 할머니가 여전히 계셨고, 반갑게 맞이하며 라면을 끓여 주셨다. 
라면 값도 여전히 1500원이었고, 정말 맛있게 먹었다.
알고보니 그 몇 년 사이 그곳은 이미 토종붕어 감소 등 환경의 변화로  낚시인들이 더이상 찾이 않는 곳이 되어있었지만 그 분들은 여전히 그곳에 살고 있었던 것.
그리고 몇해 지나지 않아 노부부가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후 솔밭 입구에는 굵은 쇠사슬이 걸렸고, 방문자를 내치는 곳이 됐다.
지난해 여름 보트를 타고 그곳을 지날때에도 솔밭엔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외부인을 경계하듯 박한 눈길이 쏟아졌다.
근데 그때에도 울창했던 솔밭이 올해는 사라지고 허허벌판이 돼버렸네.
실망도 하고 허무도 하더라.
대청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던 추억의 솔밭이 사라졌다.

이 외에도
이런 저런 얘기거리가 많은 길.



 
Posted by 과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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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수위

어부 2009. 4. 13. 19:35

대청호 수위가 조금씩 오르고 있네요.

지지난주 서울서 동생 내외가 내려와 온 가족이 대청 꽃 길 구경에 나섰다가.

겨우내 빠졌던 물이 차오르고 있네요.

4월 4일 양지가든에서 바라본. 좌측 회남 방향-우측 어부동 방향.


위와 같음

양지가든이 휴게소인줄 알았는데 이날 비로소 그냥 식당(민물 매운탕 전문)임을 알았죠.
그럼에도 별 말 안하던 사장님 인심에 감솨.
물가에는 우리나라 국토를 본딴 이름과 동굴 등을 잘 꾸며 놓은 산책길도 좋아요.


방아실에서 세천 가는 길.
물이 많이 빠진 것 같지만.

이 정도는 갈수기에 종종 보이던 수위임다.

그래도 올해는 유별나네요.

저 와지선까지 물이 차오르는 경우는 드물어요.

15년 동안 저두 몇 번 못봤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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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지난해 대청호.

8월 방아실.


방아실 직벽 별장 밑에서.
다미끼 고고 노싱커로.
사진상 작아보여도 4짜임.(힘도 장사였음)






여기는 어부동
선착장 지류에서 본류로 나온 직후 회남대교.(보이는 로드가 얼마전 물에 풍덩~한 그...) 

Posted by 과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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