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거제도에 갔다가 잠시 들른  곳.

'김영삼대통령기록전시관'



1층 로비의 대형 태극기를 지나 전시실로 들어가면 아주 멋진, 잘 만든 디오라마가 있다.
지금까지 내가 본 디오라마 중 배율과 세부 묘사, 사실감 등이 최고 수준이다.


독재에 맞서 단식 투쟁 중인 김영삼 총재 디오라마.
이것을 보는 순간 세삼 잊고 있던 옛 생각.
"이런 때가 있었구나..."


지금의 김영삼 옹은 종종 수준 높은 블랙 코미디로 국민들에게 웃음을 안겨주고 있지만,
김영삼 총재 때는 이랬다.

'당시 신민당 총재였던 김영삼은 전두환에 의한 가택연금 상태에서 광주 3주기인 1983년 5월 18일을 맞아 민주화 5개항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독재정권의 언론 통재로 이 사실은 한 줄 보도조차 안됐지만,  지지자들의 동참으로 세간에 알려지면서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에 불을 붙였다.'
 

민주화 운동 중 최루탄 세례를 뒤집어 쓰고 닭장차에 강제로 태워져 연행되는 김영삼 총재.


6-10 항쟁으로 알려진 1987년 6월 10일 통일민주당 총재로서 거리행진을 하던 중 연행되던 모습이다.

지금 많은 세인들이 잊고 있을, 김영삼 총재 시절.
이런 투사적인 모습이 있어고, 
실제 대한민국의 민주화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   

그런데.
'김영삼대통령기록전시관'에는 그가 어떻게 대통령이 될수 있었는가에 대한 내용이, 진실을 찾아보기 힘들다 .
본인이 '독재, 군사정권, 살인마' 등으로 지칭하던 이와 나란히 서게 된 것이 부끄러웠던 것일까?

어쨋건 김영삼 대통령이 된 이후 세인들의 생각 속에서 과거의 투사적 이미지는 잊혀져갔을 것이다.

그리고.
삼풍, 성수, 가스, 금융실명, IMF, 하나회, 209,,, 
수 많은 사건 사고와 공적을 남긴채 청와대를 떠나 김영삼 옹이 됐다.

그런데 김영삼 옹이 되니 이상하게도 김영삼 총재 시절 맞서 싸우던 독재 정치권의 인간들이 김영삼 옹을 찾아가 인사를 한다.
또 김영삼 옹은 이들의 인사를 받고, 이들의 편에 서서 말을 한다.

한 때 우리나라의 어두운 시절에 맞서 싸움을 이끌던 투사 김영삼 총재가,
그 독재와 손잡고 김영삼 대통령이 됐고,
지금은 독재와 그 후예의 인사를 받는 김영삼 옹이 됐다.

어찌 세상이 이렇게 됐을까?

...


Posted by 과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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